2015년 10월 29일 목요일

김해원 노동법 변호사는 “업체가 일에 대한 배분과 작업지시, 근무시간과 작업환경에 대한 통제를 하면 할수록 정직원으로 대우해야 한다”며 “운송회사들은 운전사들을 독립계약자로 제대로 대우해주던지, 아니면 아예 정직원으로 고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ttp://www.koreatimes.com/article/949958



‘독립계약자’아닌‘정직원’요구 업계 지각변동

회사측 비용절감 위해 임금착취 주장
한인운송사 운전사들도 고발 잇달아

입력일자: 2015-10-29 (목)  
■ LA항만 트럭운전자 파업 배경과 여파

노조에 소속된 LA·롱비치 항만의 트럭운전사 10여명이 고용주가 자신들을‘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가 아닌 ‘정직원’(employee)으로 대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난 26일부터 파업에 돌입, 항만을 출입하는 한인 운송회사들이 파업으로 인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 수년동안 독립계약자 신분으로 일해 온 일부 트럭운전사들이 고용주를 노동법 위반으로 제소하는 일이 빈번해 운전사들이‘독립계약자냐, 정직원이냐’를 둘러싼 논란이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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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사 파업 배경은

이번 주 LA·롱비치 항만에서 파업을 들어간 트럭운전사 15명은 ‘퍼시픽 9 트랜스포테이션’과 ‘XPO 로지스틱스’ 소속으로 모두 ‘인터내셔널 브라더후드 팀스터스’(IBT) 노조에 가입되어 있다. 이들은 회사측이 비용절감을 위해 의도적으로 자신들을 독립계약자로 분류한 뒤 임금을 착취하는 등 노동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최근 가주노동청에 회사를 고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바브 메이나드 IBT 대변인은 “파업 중인 운전사들은 고용주로부터 최저임금과 오버타임을 지급받지 못하고 안전한 근무환경을 제공받지 못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며 “고용주들은 운전사를 정직원으로 분류하고 착취한 임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에도 LA, 롱비치, 샌디에고 항만의 트럭운전사 200여명이 독립계약자에서 정직원으로 신분변경을 요구하며 소속 운송회사들을 상대로 일주일간 피켓시위를 벌이는 등 트럭운전사-고용주 간 신분 및 대우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운송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미국 내 항만을 출입하는 트럭운전사 7만5,000여명 중 4만9,000명이 독립계약자로 분류돼 있다.

■ 한인업계도 ‘줄소송’, 일부는 치명타

한인 운송업계도 독립계약자로 분류된 트럭운전사들이 주 노동청에 회사를 고발하고 잇달아 소송을 제기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몇 달 전 한인 박모씨와 히스패닉계 2명 등 운전사 3명은 Q사, L사, W사, I사, C사, B사 등 6개 한인운영 운송회사와 Q사의 주주 유모씨 등을 상대로 LA 카운티 법원에 배심원 재판을 요구하며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측은 해당업체들이 자신들을 독립계약자로 고용한 뒤 ▲최저임금 미지급 ▲근무시 지출한 비용 반환 거부 ▲식사 및 휴식시간 미제공 ▲정확한 임금명세서 미제공 ▲직원신분 의도적 허위 분류 등 각종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1인당 최소 15~20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한인운영 통관회사 ‘DK 익스프레스’ 관계자는 “한 트럭킹 회사의 경우 멀쩡하게 일 잘하던 운전사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자 다른 운전사들이 너도나도 원고로 참여했고 회사측은 이를 감당할 수 없어 결국 문을 닫았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고용주가 일에 대한 통제권 행사하면 ‘정직원’

많은 운송회사들이 트럭 운전사를 독립계약자로 분류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비용절감 효과’ 때문이다. 독립계약자의 경우 고용주들은 노동법에서 요구하는 최저임금, 오버타임, 식사·휴식시간, 상해보험, 종업원 세금보고 의무 등에서 자유롭다. 자신의 트럭을 운전하면서 소속된 회사의 물건을 배달한다고 자동으로 독립계약자로 분류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김해원 노동법 변호사는 “업체가 일에 대한 배분과 작업지시, 근무시간과 작업환경에 대한 통제를 하면 할수록 정직원으로 대우해야 한다”며 “운송회사들은 운전사들을 독립계약자로 제대로 대우해주던지, 아니면 아예 정직원으로 고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성훈 기자>

 ▲ 지난 26일 LA 항만에서 IBT에 소속된 트럭운전사 10여명이 고용주를 상대로 독립계약자 신분 철회를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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