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시 노동법 갈수록 깐깐…‘공정 주당 노동법’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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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시 노동법 갈수록 깐깐…‘공정 주당 노동법’ 통과

 댓글 2022-11-24 (목)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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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무시간 2주전 통보… 퇴근후 10시간 휴식 보장

▶ 대형 마켓·소매체인 대상 적용… LA 시의회 통과
내년 4월부터, 위반시 벌금… 한인 업계도 촉각

노동조합 결성의 바람이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가운데 LA시가 대형 마켓과 소매체인 직원들의 노동 조건의 대폭적인 개선을 위한 법안을 가결했다. [로이터]

그동안 잦은 근무 시간의 변경으로 생활상의 불편과 양육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로서리 마켓을 포함한 소매체인업체 직원들의 노동 환경 조건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LA시 지역 대형 소매체인업체의 고용주는 2주 단위의 근무 시간을 2주 전에 서면으로 직원들에게 공지해야 하고 퇴근 후 다음 근무까지 최소 10시간 이상 휴식 시간을 보장해야 법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대형 소매체인업체 고용주들은 획일적인 법 적용으로 경영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 결성을 위한 활발한 움직임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인 그로서리 마켓들도 LA시의 노동 관련법에 점점 깐깐해지고 있는데 따른 파장을 우려하면서 사태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23일 LA타임스에 따르면 LA 시의회는 LA시에 영업 매장이 있는 대형 소매체인업체를 대상으로 투명하고 예측가능한 근무시간 사전 고지를 골자로 한 ‘공정 주당 노동법’(Fair Work Week)을 지난 22일 통과시켰다. 내년 4월부터 시행될 공정 주당 노동법에 따르면 LA시에 매장을 둔 직원 300명 이상 대형 소매체인업체의 고용주는 14일치의 근무 시간을 시행 2주 전에 직원들에게 서면으로 고지해야 한다. 2주 전 사전 고지 기간을 준수했더라도 실행 단계에서 변경해 근무 시간이 줄어들게 되면 임금 중 일부를 보전 받을 수 있으며 고용주가 추가 근무를 요구해도 직원이 이를 거부할 수도 있다.

또한 이 시 법안은 퇴근 후 다음 근무를 위한 출근까지 최소 10시간 이상의 휴식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이는 그로서리 마켓 폐장 시간에 근무를 마친 직원이 밤늦게 퇴근해 다음날 아침 일찍 개장 시간에 근무를 하는 소위 ‘클로오프닝’(clopening) 근무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10시간 이상 휴식 시간을 보장해 주지 못할 경우 그에 따른 추가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마켓 내 신규 인력 채용시 근무 중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원 여부 의사를 사전에 타진해 지원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고용주가 공정 주간 노동법을 위반했을 경우 1일 최대 5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공정 주간 노동법은 그간 고용주가 일방적으로 근무 시간을 변경하다 보니 직원들의 개인 생활이 불규칙하게 되면서 생활 및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예상치 못한 근무 시간 변경에 따라 수입에도 지장을 초래하는 폐단을 없애다는 게 입법의 목적이다.

2018년 UCLA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로서리 마켓 직원의 80%가 고용주의 요구로 잦은 시간 변경에 따른 불안정한 노동 환경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법인 시행되면 직원수가 300명이 넘는 랠프스, 타깃, 트레이더 조스, CVS, 라잇에이드, 홈디포 등 대형 그로서리 마켓과 소매체인 업체에 근무하는 직원들 7만여 명이 직접적인 혜택을 보게 된다.

대형 소매체인업체들은 법안 통과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직원이 예상치 못한 일로 휴가를 낼 경우 근무 시간 조정에 따른 벌금을 부과 받아야 하는 모순을 지적하면서 획일적인 법 적용으로 경영 압박을 심화할 것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공정 주당 노동법 통과를 바라보고 있는 LA 한인 그로서리 마켓들은 ‘강 건너 불 구경’만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최근 한인타운에서 노동조합 결성 추진을 위한 막후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법 시행 시기가 다가오면서 근무 시간을 비롯한 임금, 오버타임 등 노동 조건 개선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 조건 개선 요구를 위해 직원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조를 결성하려는 움직임이 한인 그로서리 마켓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한인 그로서리 마켓 관계자는 “최저임금을 비롯한 LA시의 각종 노동 관련 법이 고용주에게 더 엄격해지면서 노동법 준수에 신경을 더 쓰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여기에 최근 들어 노조까지 등장하면서 마켓 운영이 점점 힘들어져 예전만 못하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