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4일 월요일

[한국 TV H 매거진] 못 말리는 구글 번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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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구글 번역기

최근 영어를 잘 못 해도 여러가지 번역 앱들을 통해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해서 쉽게 대화할 수 있 다. 특히 히스패닉이나 비한인 종업원들과 영어로 정확히 대화하기 힘든 한인 고용주들에게 이런 번역 앱들은 아주 유익한 도움을 제공한다. 그러나 종업원둘 과의 중요한 대화는 문서로 보내거나 문서로 남겨 놔야 하기 때문에 그럴 경우 한인 고용주들은 구글 자동 번역기를 많이 사용한다.
그전에는 구글 자동 번역기의 한국어 번역이 완벽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한국어에서 영어로의 번역이 거의 완벽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많은 한인 고용주들이 구글 번역기를 사용하는데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 많은 한인 클라이언트들이 이 구글 번역기를 사용하면서 전혀 엉뚱한 내용이 영어로 번역된다. 이렇게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가 발생하는 이유는 한인 고용주들 이 대화할 때 주어와 목적어를 완벽하게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나는) 지난번에 (네게] 문서 경고를 줬다”라고 만 하면 이를 구글 번역기가 영어로 번역할 때 원래 주어는 고용 주인데 오히려 이 대화를 듣는 직원인 ‘You’라고 틀리게 번역되는 경우가 많다.
직원이 제기한 노동법 클레임이나 소송에서 직원과 고용주 사이의 텍스트와 이메일을 증거로 사용 하려고 하는데 정작 영어로 번역된 내용을 보면 말도 안 되는 내용인 경우가 많다. 구글 번역기 로 번역하면 한국어가 영어로 완벽하게 번역될 것이라고 착각하고 정작 번역된 영어 내용을 정확히 체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인들은 당연히 주어가 자기라고 생각하는데 구글 번역기는 그렇게 보지 않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한국어가 말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외국인들이 털어놓는 이유 중 하나가 주어 목적어가 상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같은 한국인들도 주어 목적어가 없으면 이해를 못한 다. 필자 모친이 필자에 게 어렸을 때 왜 이렇게 눈치가 없냐고 야단치는 경우 대부분 주어나 목적어가 없는 대화를 이해 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언어학 전공 출신으로 이런 한국어의 특징은 외국인들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에게도 수수께끼다.
그 이유는 다음 두가지 로 분석할 수 있다. 첫번째로 한국인들은 자기를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 는다. 예를 들어 “I'm sorry”라는 말은 '내가 미안합니다' 라고 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그냥 '미안합니다' 라고 한다. 반면 프랑스어나 독일어의 경우 동사에 몇 인칭인지 나타나도 주어를 밝힌다. 스페인어의 경우 주어가 없이 말하는 경우가 자주 나타난다. 많은 히스패닉들 이 스페인어로 ‘Vamos”라고 말하면 주어가 없어도 “(우리) 가자, let’s go”라고 이해를 한다.
한국인들이 대화를 할 때 자기 자신이나 화자를 정확히 밝히지 않는 이유는 자기를 드러내지 싶기 때문이다. 미국에 유학온 유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질문을 안 하거나 한국 기자들이 기자 회견장에서 질문 하지 않고 1대1 질문을 선호하는 이유와 같다.
두 번째 이유는 서로 모두 잘 아는 단일 민족 사회에서 5천년 동안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어나 목적어를 이야기하지 않아도 모두 이해했던 습관이 몸에 배었다. 즉, 동네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
서 “갔데”라고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같은 육하원칙 없이 말을 해도 당시 갈 만한 사람이 갔다고 이해한다. 한국어와 가장 흡사한 일본어의 경우 대부분 1인칭 ‘나’의 경우만 생략하지 한국어처럼 다양한 인칭의 주어를 많이 생략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 같은 다원화 사회에서는 주어와 목적어 뿐만 아니라 육하원칙에 따라서 대화주체들을 확 실히 밝혀야 타인과의 대화에서 이해가 된다. 동사 ‘일해’(work)라고 말해도 타인종 종업원들이 이해할 것이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그리고 본인이 하는 사업을 상대방 변호사나 판사같은 타인들이 모두 이해할 것이라고 착각해서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 법원에서의 의사 전달에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한인 고용주들이 자기 입장을 자세 히 말하지 않아도 남들이 다 자기를 이해한다고 착각하는데 미국에서는 육하원칙 같은 디테일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종업원들과의 대화에서 주어나 목적어가 실종되면 제대로 된 의미를 서로 정확히 이해하기 굉장히 힘들어 오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구글 번역기를 너무 믿지 말고 간단한 영어 번역은 반드시 검토를 해야 한다. 원래 한국인들이 말을 많이 하지 않지만 더구나 외국어인 영어의 경우 최소한의 대화만 하려고 하지만 미국에서는 표현을 정확히 다 해야 하니 조심하기를 권한다.

김해원 노동법 전문 변호사haewonkimlaw@gmail.com

<김해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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