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상담] 공유경제에서 직원 분류
[LA중앙일보] 발행 2018/03/21 경제 8면 기사입력 2018/03/20 21:23
법원, 음식배달 운전자 독립계약자 판결
우버·리프트 운전자에도 영향 미칠 전망
우버·리프트 운전자에도 영향 미칠 전망
A=최근 공유경제 업계에서 매우 중요한 법원판결이 내려졌다. 지난 2월 8일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 연방법원 북부지원의 재클린 스콧 콜리 판사는 로슨 대 그럽헙(Lawson v. GrubHub Inc.) 케이스에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운영되는 음식배달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배달 운전자는 종업원이 아니라는 판결을 1심에서 내렸다. 유사한 소송에서 최초로 독립계약자라고 내려진 이번 판결에 따라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우버 및 리프트 운전자들도 독립계약자로 분류돼 오버타임이나 상해보험 혜택을 받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운전자 레프 로슨은 시카고 소재 그럽헙을 상대로 본인이 종업원이라고 주장하며 오버타임 등의 지불을 요구했는데 패소한 것이다.
LA에서 파트타임 배우 겸 작가였던 로손은 2015년 10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약 4개월간 그럽헙을 위해 일했는데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배달 일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이 그럽헙의 통제와 지시를 받는 종업원이었는데 독립계약자라고 잘못 분류되었다고 주장하며 회사 측에 오버타임과 각종 비용 변제 및 최저임금 등의 지급을 요구했다.
그럽헙은 배달의 안정성을 위해 근무자의 신속성과 정확성 및 고객 평점 등이 우수한 운전자를 우선 배달에 배정하는 '프라어리티 스케줄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로슨이 원하는 시간에 일을 할 수 없었다.
1989년 캘리포니아주 대법원 판례인 보렐로 테스트를 적용한 콜리 판사는 연방법원 차원에서 최초로 공유경제의 종업원 여부에 대해 결정한 판결문에서 "캘리포니아주법에서 타인을 위해 서비스를 수행하는 개인이 종업원인지 독립계약자인지 여부는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양자 택일 제안"이라고 밝혔다.
즉, 로슨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종업원으로 간주되기에는 너무 많은 자유를 누렸고 그럽헙은 로슨이 배달 서비스를 할 동안에 로슨의 상세한 업무에 대해 매우 적은 통제를 행사했기 때문에 법원은 그가 종업원이 아니고 독립계약자로 제대로 분류됐다고 결정했다.
그럽헙은 로슨이 언제, 어디서 얼마나 자주 음식을 배달하는지 결정하기 때문에 독립계약자라고 주장했고, 그럽헙이 전통적인 개념의 고용주가 아닌 점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즉, 그럽헙은 고객과 식당과 운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만 제공했을 뿐 로손과 같은 운전자는 모든 사항을 스스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물론 법원에 따르면 그럽헙이 로슨의 임금액수를 결정하고 언제가 근무시간인지 그리고 배달 구역 등에 대해 통제하지만 로슨이 적은 수의 배달을 하면서 돈을 더 많이 지불받기 위해 배달을 일부러 지연시키고 스마트폰 앱을 가지고 장난쳤기 때문에 그럽헙보다 더 많은 통제를 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힐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 법원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처음으로 합의가 아니라 재판을 통해 로손이 독립계약자의 신분으로 오버타임이나 다른 베니핏 등을 받을 권리가 없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번 판결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미국내 공유경제 직원의 위치에 대한 소송에서 가장 기본적인 질문은 고용주가 업무가 수행되는 방식에 대해 통제권을 가지고 있냐는 것인데, 캘리포니아주에서 이 통제권은 직원 분류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고, 로슨의 경우 고용주와 종업원 사이의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것이다.
▶문의:(213) 387-1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