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광장] 성희롱, 가족이라면 하겠나
[LA중앙일보] 발행 2018/03/15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8/03/14 20:28
미국에서 시작한 '미투(#Me Too) 운동'이 한국과 미주 한인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고용주들이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즉, 성폭력, 성희롱, 성추행의 구체적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남성 직원들이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떻게 행동해야 여성 동료들로부터 성희롱이라고 비난받지 않는지 남자 직원들 은 괴로워하지만, 고용주들마다 성폭력, 성희롱, 성추행의 기준을 알려주는 게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런 고용주나 남성 직원들에게 이렇게 자문하고 싶다. "당신 누나, 여동생, 딸, 어머니, 아내가 이런 일을 당하면 당신은 괜찮냐?"라고.
만일 그게 불편하게 느껴지거나 괜찮지 않으면 그건 피해자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만드는 행위이기 때문에 저지르면 안 된다고 이해하면 된다. 매우 간단하다.
물론 지난 2014년 골프장 여성 캐디를 성추행했다는 비난을 받은 한국의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이런 의혹에 대해서 "캐디가 딸 같고 손녀 같아서 손가락으로 가슴을 한 번 툭 찔렀을 뿐이다"라고 말도 안 되는 해명을 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은 다른 여성들을 딸이나 손녀, 누나, 여동생, 어머니라고 여긴다면 성희롱이나 성폭행을 저지를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성희롱은 상대방 의사에 반하는 성과 관련된 말, 또는 행동으로 성적 불쾌감, 또는 굴욕감을 느끼게 하는 것을 뜻한다.
또한 성추행이란 강제추행을 뜻하며 '폭행이나 협박'을 수단으로 '추행'을 하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성폭력은 '성을 매개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이뤄지는 모든 가해행위(말, 행동 모두 포함)'라고 정의하며, 성희롱이나 성추행, 성폭행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렇지만 이런 법적 정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고용주나 남성 직원들은 거의 없다. 또한 케이스마다 법적 기준이 다르게 해석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같게 적용될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간단하게 말해서 다른 남성들이 자신의 가족, 특히 여자 친척이나 친구, 가족에게 원하지 않는 이상한 말이나 행동을 하는 게 싫다면, 남성 직원들은 그런 이상한 말이나 행동을 다른 사람의 가족인 여성들에게 안 하면 된다. 이렇게 간단한 기준이다.
성희롱이나 고용법 세미나에서 같이 근무하는 여성들에게 말도 걸지 말고 쳐다보지도 말라고 항변하는 남성 직원들에게 계속해서 이렇게 주입시킨다. 업무에 필요 없는 말이나 행동은 할 필요 없고 근무만 하면 된다. 그리고 여러분의 누나, 여동생, 어머니, 손녀, 부인이 들어서 싫어할 말이나 행동은 다른 여성에게도 하지 않으면 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계속 여성에게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행사하는 남성들은 가족들도 그렇게 취급할 것이기 때문에 포기하거나 법으로 처벌하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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