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10일 화요일

박경재 총영사, 외교부가 5일간 현장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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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재 총영사, 외교부가 5일간 현장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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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가 방송한 제보 화면. 박 총영사가 포장된 와인을 들어 어디론가 옮겨놓고 있다. /JTBC 뉴스화면

 


비자 발급,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직원에 음식 서빙, 웨이터 지시도

부인은 관저 요리사에 모욕 발언

부총영사 “감사 내용 확인 어려워”




박경재 LA총영사에 대한 실정법 위반 의혹이 제기돼 외교부 본부가 감찰관을 파견해 총영사관에 대해 감사를 마치고 돌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권성환 부총영사는 10일 “한국에서 뉴스가 나온대로 지난 주 2일부터 6일까지 닷새동안 본부에서 감사가 진행됐다”며 “다만 감사 중인 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권 부총영사는 또 “총영사께서는 이 사안에 대해 직접적인 해명이나 언급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총영사가) 오래 전부터 예정됐던 휴가를 떠난 상태다. 금요일(13일) 복귀 예정”이라고 전했다.


JTBC 뉴스가 이날 보도한 바에 따르면 외교부 감사는 박 총영사가 외부 인사로부터 청탁금지법에 정한 한도를 넘어서는 고가의 선물을 받았다는 영상 자료를 확보하고 이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또 이 밖에도 총영사관 직원들에게 업무 범위를 벗어난 부당한 지시와 갑질 또는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는 데 대한 감찰도 이뤄졌다.


방송은 박 총영사가 대형 의료기관, 엔터테인먼트 회사 관계자 등과의 식사 자리에서 한 병에 300달러가 넘는 고급 와인들을 받았다는 제보와 이를 입증하는 듯한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화면에는 박 총영사가 관저 어딘가 놓여있는 와인을 들어 옮기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어 “1년 동안 100회 이상의 관저 행사가 열렸는데 그 때마다 손님이 들고 온 선물을 거절한 적이 없었다”고 말하는 제보자의 변조된 음성이 들린다. 이에 대해 박 총영사는 “공관 운영에 와인 등이 필요해 받았을 뿐이다. 손님이 왔을 때 같이 마시거나 영사관 직원의 생일과 퇴직, 회식 때 썼다”고 해명했다.


뉴스는 다시 “전임 공관장들은 손님들이 와인, 화환 등 여러 선물을 주면 정중하게 사양한다는 안내 표시도 곳곳에 게시해 두고 받으면 다시 돌려보내고…”라며 총영사의 해명을 제보자가 반박하는 듯한 구성으로 진행됐다.


청탁금지법 외에도 비자 발급 업무에 부적절한 방법이 사용됐다는 의혹이다. 지인의 부탁을 받고 필수 서류가 부족한데도 직원들을 주말에 출근시켜 부정하게 발급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경우가 3건이나 있었다는 게 제보 내용이다.


행정 직원을 만찬장에 동원해 음식 서빙, 웨이터, 칵테일 제조 등을 지시한 경우도 수십차례나 된다는 제보도 충격적이다. 심지어 옆집에서 방울뱀 소리가 난다며 수색을 지시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뉴스에는 “아무리 업무 분장표나 계약서 내용, 행정직원 운영지침을 설명해도 (총영사로부터) ‘세상 참 좋아졌네’ ‘윗사람이 가라면 까야지’라는 말을 들었다. 이럴 거면 지침을 왜 뒀는지 자괴감이 들었다”는 제보자의 말이 방송됐다. 박 총영사는 “외부 웨이터를 쓰지 않을 때 잠시 행정 직원이 가벼운 일을 도와줬을 뿐 직원들의 의사에 반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부인 조모 씨도 관저 요리사에 갑질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주말에 김치 담그라고 지시한 뒤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거나, 끓이지 말라는 북어국을 끓였다고 모욕적인 발언을 들었다는 내용이다.


노동법 전문 김해원 변호사는 "만약 직장에서 상사로부터 신체적 접촉이 없었더라도 언어 또는 행동 등으로 인한 폭력적 느낌을 받았을 경우 경찰 신고 뿐 아니라 직장상해보험 클레임이나 민사소송까지도 갈 수 있다"며 "분노조절 또는 감정 제어가 제대로 안 되는 고용주들이 있다면 위협적인 직장 환경을 조성한 것으로 소송의 빌미가 될 수 있어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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