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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캘리포니아주의 2022년 노동법 및 고용법 관련 소송 동향
- 외부전문가 기고
- 미국
- 실리콘밸리무역관 이지현
- 2022-06-10
김해원 캘리포니아주 노동법 전문 변호사(Kimmlaw.blogspot.com)
요즘 고용주들을 상대로 소송을 하겠다는 종업원들의 전화가 거의 매일 오고 있다. 필자는 종업원은 담당하지 않는다고 대답하지만 실망스러운 목소리로 그렇다면 종업원을 대변하는 변호사를 소개시켜 달라고 끈질기게 요구한다. 최근들어 이렇게 한인 고용주들을 상대로 하는 종업원들의 소송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고용주를 상대로 하는 소송들은 이전에 비해 소송원인(causes of action)들도 많아지고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한인 고용주들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최근 캘리포니아주 노동법 및 고용법 관련 소송 경향
이전에는 대부분 임금(wage and hour) 관련 소송들이 주종을 이뤘는데 요즘 제기되는 소송들은 거의 대부분 체불 임금 뿐만 아니라 차별, 보복, 부당해고 등의 사유를 반드시 포함하고 있어 합의 금액 자체가 높아지고 있다.
근래 체불 임금 관련 소송에는 최저임금, 오버타임, 식사시간, 휴식시간, 임금명세서(paystub) 미비, 대기 시간 벌금(waiting time penalties), 불공정 경쟁(unfair competition) 등의 사유가 반드시 포함된다. 아직도 기본적인 근무기록카드(timecard)와 임금명세서(paystub)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비즈니스를 하는 한인 고용주들이 많기 때문에 임금 관련 소송에서 종업원들의 쉬운 목표가 된다.
차별 소송의 경우는 여성 차별, 장애 차별, 임신 차별, 인종 차별, 연령 차별 등 차별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고, 최근에는 부당해고 항목도 종업원 본인이 해고되지 않았는데 할 수 없이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다는 이유의 실질적 해고(constructive discharge)를 이유로 한 소송도 늘어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종업원이 그만뒀는데 어떻게 부당해고인지 의아해 하는 고용주(피고)들이 늘고 있다. 또한 종업원의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업무량을 줄이는 것도 해고에 해당되는 데 많은 고용주들이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그리고 부당해고와 차별 소송에는 반드시 보복(retaliation)과 괴롭힘(harassment)이 추가되기 때문에 소송 자체가 복잡해진다. 더구나 최근 경향은 고용주나 매니저나 정부 기관에 고용주의 불법행위에 대해 불평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거나 해고를 당하는 내부자 고발(whistleblower) 보복 항목이 빠지지 않고 소송에 포함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이유도 없이 고용주 마음대로 종업원을 해고할 수 있다고 법에 규정 되어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서 종업원을 해고할 때는 해당 종업원이 차별을 당하지 않았는지 충분히 고려한 뒤에 해고해야 한다. 즉, 해고를 고려하기 전에 종업원의 나이가 40세 이상인지, 직장 내 유일한 여종업원이거나 히스패닉 종업원인지, 다치거나 장애가 있는지, 임신을 했는지 여부 등을 미리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일을 잘 못해서 해고할 경우에는 반드시 문서로 된 경고문을 미리 해당 종업원에게 보내고 해고해야 하는데 한인 고용주들은 문서 경고문을 전혀 주지않고 해고해서 소송에서 반드시 불리한 경우에 처하게 된다.
한편 아주 큰 회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100여명의 종업원을 둔 한인 회사들도 임금관련 집단 소송이나 노동법 관련 벌금에 대한 집단소송인 PAGA(Private Attorneys General Act)를 많이 당하게 되기 때문에 유념해야 한다. 더구나 최근 경향은 이 두 집단소송을 합쳐서 제기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기 때문에 노동법 준수사항들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 관련 재택근무 비용을 청구하는 소송 증가
팬데믹의 완화와 하이브리드 출근으로 직장 복귀를 앞둔 종업원들이 고용주들을 상대로 그동안 재택근무 비용을 청구하는 소송들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늘면서 비용 문제를 두고 홈 오피스를 애용했던 화이트 컬러 종업원과 고용주의 마찰이 커지면서 소송으로까지 확대되는 경우가 많아지는 추세다. 주된 소송 이유는 지난 2년 동안 종업원들이 부담했던 휴대전화 비용, 인터넷 비용, 난방비 등등 회사에 출근했다면 지불하지 않아도 됐을 모든 비용을 종업원들이 고용주 측에 보상해 달라는 내용이다. 특히 캘리포니아주 노동법은 고용주보다는 종업원에게 유리해서 고용주들 입장에서는 재택근무 비용 소송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월7일 LA타임스도 최근 증가하고 있는 고물가와 에너지 비용 증가로 인해서 재택근무에 금전적 부담이 늘자 종업원들이 업무 관련 비용에 대해서 고용주에게 보상을 요구하고 소송까지 벌이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례로 최근 웰스파고 은행은 종업원에게 재택근무 기간 발생한 각종 비용을 청구하는 소송을 당했다. 웰스파고 은행에서 재정 서비스 종업원으로 근무했던 티파니 칼데론은 웰스파고를 상대로 2021년 8월 인터넷, 전화, PC, 프린터, 스캐너, 사무실 용품, 유틸리티 비용, 홈 오피스 공간 가치 등 홈 오피스 구축에 든 비용 전부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칼데론은 자신의 상사가 지난 2020년 3월에 재택근무를 요구한 이후 자신을 포함한 다른 종업원들에게 이런 비용의 환불을 거부했다고 폭로했다. 원고(종업원)측을 대변하는 조슈아 하프너 변호사의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 종업원은 재택 근무 동안 회사업무를 위해 매달 약 100~200달러의 비용을 쓴 것으로 알려졌고, 하프너 변호사는 이 금액을 종업원에게 전가해서는 안되며 회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종업원과 법정 다툼을 벌이던 웰스파고 은행은 소송 불씨가 다른 종업원들까지 번질 것을 우려해 결국 재택 근무 기간 발생한 비용을 일부 지원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런 소송 증가의 주된 이유는 재택근무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냉난방과 같은 에너지 비용이나 업무용 전화, 사무용품 구매 등 종업원에게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면 고용주가 이를 보상해야 한다는 캘리포니아 주 노동법 때문이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재택근무에 따른 추가 지출은 평균 월 50~200달러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비용을 팬데믹 기간으로 확대 적용하면 종업원 1인당 5,000달러는 된다는 설명이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재택근무 비용을 이유로 종업원에게 소송을 당한 기업들은 웰스파고 은행 뿐만 아니라 비자카드, 오라클, 리버티 뮤추얼 보험,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의 대기업들이다. 특히 이 회사들은 예상을 못한 상황에서 소송에 직면해 매우 난감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LA 타임스와 인터뷰한 노동법 변호사들은 이 소송들이 코로나19와 관련해 매우 갑자기 발생한 문제 중 하나이지만 아무리 특수한 상황이라도 법은 법이기 때문에 종업원 입장에서는 충분히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A 타임스와 인터뷰한 제이콥 화이트헤드 변호사는 “재택근무에 따른 비즈니스 비용의 환불을 청구하는 집단 소송들만 20건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와 같은 소송이 엄청나게 많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극소수의 고용주들만이 재택근무 비용을 종업원들에게 환불해주는 내용에 대한 명확한 회사 방침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소송이 적잖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참고로 미국의 연방 노동법에서는 재택근무로 발생한 비용에 대해서 고용주의 환급을 법으로 강제 하지 않고 있지만,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일부 주는 종업원들에게 유리한 노동법 규정을 채택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노동법은 업무 수행을 위해 직접적으로 발생한 모든 ‘필요한 비용’을 고용주가 종업원에게 지불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필요한 비용’에는 종업원들이 이 비용에 대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데 필요한 변호사 비용도 포함하고 있다.
스탠포드 대학의 경제학 교수 니콜라스 블룸이 1만명의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고용주들은 재택근무를 하는 종업원들에게 컴퓨터 같이 홈오피스 설비 등에 대해서는 지불을 했지만, 단지 10% 이하 고용주들만이 종업원들에게 인터넷 비용이나 새 가구에 대해 비용을 배상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종업원의 업무 중 발생한 비용에 대한 고용주의 부담 범위
종업원의 업무 중 발생할 수 있어 고용주가 지불해줘야 하는 비용들은 다음과 같다. (1) 종업원 차량을 사용해서 생기는 비용의 마일리지 변제, (2) 종업원의 휴대폰 사용 비용, (3) 유니폼 비용, (4) 재택근무 시 발생하는 휴대폰과 가내 인터넷 비용, 홈오피스 가구 자재 등 (5) 근무에 필요한 기구나 기자재 구입 비용 그리고 (6) 근무 관련된 소송 방어 비용 등이다.
캘리포니아 주 노동법 2802 조항에 따르면 종업원은 근무 도중에 고용주의 지시를 따라서 발생한 모든 필요한 비용(necessary expense) 뿐 아니라 손실(loss)을 고용주로부터 지불 받지 못했을 경우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필요한 비용'의 정의는 종업원이 업무상 의무를 수행해서 생기는 적절한 비용으로 고용주의 지시를 따라서 생길 경우 필요하다고 본다.
종업원이 캘리포니아 주 노동법 2802 조항에 근거한 클레임들을 제기할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주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이 있고, 다른 하나는 주 노동청에 클레임을 접수하는 방법이다. 주 노동청은 종업원의 '필요한 비용'에 대해 적절한 제한을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802 조항은 배상 뿐만 아니라 종업원측 변호사비와 벌금 이자까지도 고용주가 지불해야 한다고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1. 배상(Indemnity): 고용주는 종업원이 지불한 비용을 모두 배상해줘야 한다. 비용은 임금이 아니기 때문에 캘리포니아 주 노동법 2802 조항에 의하면 지불하지 않은 비용에 대한 소멸시효는 비용이 발생하고 나서 최소 3년이고 적용되는 법에 따라 4년까지도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2. 변호사비: 이 배상을 받아내는데 들어간 종업원의 변호사비도 지불해야 한다. 이 변호사비는 종업원이 민사 소송을 제기했을 때만 받을 수 있으며 노동청에 접수할 때는 받을 수 없다.
3. 벌금(Penalties): 비용 체불에 대한 클레임은 노동청에 접수시킬 수도 있는데 그럴 경우 캘리포니아 주 노동법 2802 조항은 노동청이 고용주에게 벌금을 매길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첫번째 위반의 경우 건당 100달러이고 후속 위반은 건당 250달러로 늘어나기 때문에 잘못하면 체불한 비용액수보다 벌금이 더 많아질 수도 있다. 다른 벌금과 달리 이 벌금은 노동청이 아니라 종업원에게 지불하도록 되어 있다. 비용 배상과 달리 캘리포니아 주 노동법 1197.1 조항에 의하면 이 벌금의 소멸시효는 1년이다.
4. 이자: 고용주는 미지급된 비용의 10% 연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캘리포니아 주 노동법 2802 조항은 고용주가 어떤 방식으로 종업원에게 체불 비용을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종업원이 고용주에게 비용 보고서를 제출하고 비용에 대한 배상을 못 받는 것은 아니다. 또한 종업원이 비용 보고서를 늦게 제출하거나 잘못된 액수를 제출하더라도 비용에 대한 지불을 거절할 법적 근거가 없다. 물론 고용주가 이 종업원에게 문서 경고는 줄 수 있지만 지불을 거절할 수는 없다.
보통 비용은 청구하고 나서 그 다음 정기 임금 지급일 전에 고용주가 지불해야 한다. 지불하는 방식은 비용이 생기면서 그때 그때 지불하거나 아니면 전체를 일시불로 지불하거나 아니면 비용을 포함하는 만큼의 액수의 임금을 지불하는 방법 등이 있다. 이럴 경우 비용을 포함한 임금액수는 임금에서 세금을 공제하고 난(after tax) 액수와 같아야 한다. 그리고 주 노동청의 의견서에 따르면 고용주는 종업원에게 비용을 '직접 디파짓(direct deposit)'으로 지불하겠다고 강요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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