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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 Law] NBA와 노동법
김해원
변호사
프로농구(NBA) 파이널이 한창이다. 동부의 보스턴 셀틱스와 서부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그 주인공들이다. 워리어스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해서 NBA 파이널에 오른 뒤 지난 2년 동안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셀틱스는 그동안 플레이오프에는 2015년부터 7년 연속 진출했지만 그 가운데 3번이나 파이널 문턱에서 좌절했다.
지난 2010년 폴 피어스, 케빈 가넷, 레이 알렌, 라존 론도 멤버로 레이커스에 석패하면서 준우승에 머무른 뒤 12년만에 파이널에 진출한 셀틱스는 늘 2%가 모자란다는 평가를 받았다. 즉, 팀의 주축 3총사인 제이슨 테이텀, 제일런 브라운, 마커스 스마트 만으로는 지명도도 떨어지고 우승이 힘들다는 것이었다. 카이리 어빙, 고든 헤이우드, 켐바 워커 같은 스타들을 영입해 리빌딩을 해봤지만 셀틱스는 늘 플레이오프 탈락의 쓴 잔을 마셨다.
이 스타들이 다 떠난 다음에도 동부컨퍼런스에서 마이애미 히트와 밀워키 벅스, 브루클린 네츠같이 스타들이 즐비한 팀들에게 최근 3년 연속 밀렸다. 그러나 네츠 출신의 이메 우도커 감독을 지난해 영입하고 데렉 화이트를 스퍼스에서 데리고 오고 알 호포드, 다니엘 타이스 같은 셀틱스 출신 선수들을 보강하면서 셀틱스는 올해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변신했다.
다른 팀들과 달리 더 이상 우승 청부사를 영입하지 않고 드래프트했던 기존 선수들을 믿고 수비에 힘을 쓴 결과다. 즉, 말만 잘 하고 허세를 부리는 직원보다 일 잘 하는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증명됐다.
반면 LA레이커스는 2020년에는 우승했지만 이 우승을 위해 르브론 제임스, 앤소니 데이비스 같은 스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드래프트한 젊은 선수들을 다른 팀으로 보내는 패착을 저질러서 지금은 최악의 팀으로 추락했다. 카일 쿠즈마, 브랜든 잉그램, 디안젤로 러셀, 조단 클락슨, 론조 볼, 래리 낸스 주니어, 줄리어스 랜들 등은 모두 자기 팀의 주축이 되어서 대부분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레이커스는 매직 존슨, 필 잭슨, 커트 램비스 같이 구단주 측근들의 말만 듣고 사장이나 감독의 조언을 듣지 않아서 NBA의 조롱거리가 됐다. 마치 변호사같은 전문가의 조언을 듣지 않고 교회 지인이나 주변 친구같은 비전문가의 말을 들어서 일을 그르치는 한인 고용주들과 비슷한 꼴이다.
이번 NBA 파이널은 샌안토니오 스퍼스 동문회라고 볼 수 있다. 워리어스의 스티브 커 감독은 스퍼스 출신으로 2번이나 우승했고, 셀틱스의 우도커 감독은 스퍼스에서 선수생활을 한 뒤 그렉 포포비치 감독 밑에서 2014년 우승할 때 코치로 있었다. 이 두 감독의 스타일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기본에 충실하고 수비에 바탕을 둔 공격이다. 화려한 스타일만 찾다가 바닥없이 추락한 네츠와 레이커스와 비교해 보면 큰 차이가 난다.
특정 스타에 의존하지 않는 워리어스는 감독이 경기에 크게 개입하지 않고 차분하고 냉정하게 지켜보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선수가 자유롭게 판단하게 놔둔다. 그리고 경기에 대한 선수들의 요청도 코치나 감독들이 건의하면 곧바로 수용되는 실리콘밸리 스타일이다.
2015년, 2017년, 2018년 3번 우승에 이어 4번째 우승을 시도하는 2010년대 왕조 워리어 스와 선수들이 대부분 20대 초반, 중반으로 2020년대 왕조를 시작하려는 셀틱스의 대결을 보면서 직원들에 대한 고용주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 한 번 느꼈다. 문의 (213) 387-1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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