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 Law] 고용법 전문 변호사들이 차별발언을 (chosundaily.com)
[Biz & Law] 고용법 전문 변호사들이 차별발언을
김해원
변호사
지난 6월 초에 미국 내 고용법 변호사 업계에 경천동지할 만할 사건이 발생했다. 고용법 전문가가 아니면 관심이 없겠지만 이 사건은 특히 LA 변호사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한인 사회에도 잘 알려진 루이스 브리스보이스 로펌에서 고용법 그룹 회장과 부회장을 맡았던 파트너들인 존 바버와 제프 라넨은 5월 초 140명의 변호사들을 이끌고 로펌을 나가서 자기들의 로펌 바버 라넨을 세웠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전 로펌과 다르게 혁신적으로 하겠다고 장담했다. 고용주만을 대변하는 이 새 로펌은 출범 당시에 전 로펌에 비해 고액의 연봉과 베니핏을 약속했다.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서 미 전국에 12개 사무실을 거느린 여기에는 다수의 브리스보이스 소속의 한인 변호사들도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참고로 브리스보이스에는 바버와 라넨이 소속됐던 고용법 그룹과 별개로 한국기업 소송그룹이 있고 수십 명의 한인 변호사들이 있다.
브리스보이스는 미 전국에 55개 사무실에 1700여명의 변호사를 거느린 고용법 전문로펌이다. 그리고 지난 2022년 매출액이 7억달러이고 미 전국 로펌들 가운데 70위를 차지할 정도로 대형 로펌이다.
그런데 이런 로펌이 바버와 라넨에 대한 익명의 불평을 접하고 조사를 거쳐 이들의 지난 15년 동안 인종과 여성에 차별적인 이메일 일부를 6월 초에 언론에 공개했다. 이 이메일들에서 바버와 라넨은 흑인, 유태인, 아르메니안, 아시안, 페르시안, 동성애자들을 악의적으로 표현했고 LA민사법원의 한 여성 판사에 대해 모욕적인 표현도 볼 수 있다. 이 가운데는 아시아계 변호사의 성기 크기에 대해 폄하하는 발언도 있다.
그 결과 바버와 라넨은 성명서를 내고 새 로펌에서 사퇴했고 새 로펌은 이름도 바꿨다. 일부 변호사들은 새 로펌에서 다시 브리스보이스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받아 들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 인종 차별로 소송당하는 대기업들을 대변하던 변호사들이 정작 자신들은 이렇게 차별과 희롱을 일삼았다는 사실에 법조계와 유태인 커뮤니티는 큰 충격을 받았고 브리스보이스는 컨설턴트를 채용해서 다양성(DEI)에 대한 로펌 방침을 재검토했고 이 두 파트너들의 이전 이메일, 편지, 인터뷰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법조계에서는 고용주가 전 직원의 이메일에 대해 소유권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공개해도 된다고 해석하고 있고 특히, 로펌에 취직하려는 변호사나 클라이언트들을 위해 이런 폭로는 윤리적으로도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25년 경력의 바버와 20년 경력의 라넨이 새 로펌을 세우면서 자기들은 신선하고 독립적으로 생각하는 자신들의 신념을 반영하는 고용법 로펌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지만 정작 그건 현란한 수사에 불과한 것으로 그들의 이메일을 통해 폭로됐다. 마치 톰 크루즈의 영화 ‘제리 맥과이어’에서 제리가 대형 에이전시를 박차고 독립할 때를 연상하게 했지만 사실은 아닌 것이었다.
최근 한 은퇴한 한인 리커 스토어 오너가 노동법 소송을 당했는데 아들과 변호사인 아들 친구들이 연로한 한인 오너를 도와주겠다고 말했다고 필자에게 밝혔다. 늦게나마 친구 아버지를 도와준다는 것은 좋지만 소송이 들어오기 전에 그 오너가 까다로운 노동법, 고용법 조항들을 준수하고 있는지를 미리 검토해 줬으면 소송도 당하지 않았을 텐데 안타까웠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많은 수의 한인 변호사들이 고용주만을 대변하는 대형 로펌들에 근무하고 있음을 알게 됐고 종업원만 대변하는 변호사만 있지 않고 균형적으로 미 주류사회에 진출해 있다는 점에 안심했다. 문의 (213) 387-1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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