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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아메리카.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아메리카. 사진=삼성전자

[THE Biz(더비즈)=천성윤 기자] 삼성전자 미국법인 전직 임원이 내부고발 이후 보복 해고를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광고 실적 집계 관련 부당함을 회사에 알렸으나 돌아온 것은 각종 차별과 멸시, 해고였다고 주장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상급법원에 따르면 원고 칼 메이어(Karl Meyer)는 삼성전자 아메리카(미국법인)와 회사 임원인 톰 포체타(Tom Fochetta), 마이클 스콧(Michael Scott), 김상(Sang Kim)을 상대로 캘리포니아 차별금지법(FEHA) 위반을 들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복직 요청은 하지 않았다.

소장에 따르면 전직 임원급 직원이었던 원고는 삼성전자 미국법인에서 약 9년간 근무하며 미 서부 지역 세일즈 책임자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문 책임자 등을 맡았다. 그는 “내가 재직하는 동안 서부 지역 광고 매출 확대와 주요 고객사 관리에서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원고가 사내에서 제기했다는 ‘광고 데이터 왜곡’ 문제다. 원고는 삼성전자의 스마트TV 광고 집계 플랫폼이 실제 광고가 송출되지 않거나 더 이상 시청 데이터가 발생하지 않는 구형 TV까지 통계에 포함해 광고 도달률과 노출 수치를 산정했다고 사내에 문제 제기했다.

그는 광고 단가가 도달 기기 수를 기준으로 책정되는 구조인 만큼 고객사에 제공된 수치가 부정확했고, 회사 매출도 최대 1000만달러(약 150억원)까지 과대 계상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고는 이 같은 문제를 상사와 인사부서(HR)에 수차례 알렸지만, 회사는 시정 조치 대신 자신에게 불이익을 줬다.

소송장 1면. 사진=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상급법원
소송장 1면. 사진=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상급법원

원고는 구체적으로 회의 배제, 업무 권한 축소, 승진 누락, 보상 프로그램 제외, 인력·예산 지원 거절, 적대적 이메일 발송 등을 불이익으로 거론했다. 그는 “상사가 고객에게 문제를 알리지 말라고 지시했고, 관련 정보를 HR이나 법무팀과 공유하지 말라고 압박했다”고 강조했다.

연령 차별 주장도 포함됐다. 원고보다 젊은 직원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기 위해 예외적 절차가 적용됐다는 것이다. 또 사내에서 자신이 ‘칼 삼촌(Uncle Karl)’이라는 다소 모욕감을 느낄 수 있는 별명으로 불렸고, 이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회사 내 55세 전후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과 압박과 급여 삭감을 통해 퇴출을 유도하는 비공식 정책이 있다는 주장도 소장에 적었다.

원고는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해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는 “분기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성과를 보였지만 지난해 4월 가족을 만나기 위해 떠나는 휴가 직전 전화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회사가 통상 대면 방식으로 해고를 진행해 왔다는 점에서 이런 방식은 차별적 조치”라고 말했다.

원고는 이번 소송에서 ▲연령·장애 차별 ▲적대적 근무환경 ▲보복 ▲차별 방지 실패 ▲계약 위반 ▲과실 감독 ▲공공정책 위반 부당해고 ▲내부고발자 보복 ▲정신적 손해 등 총 10개 청구 원인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법원에 경제적·정신적·징벌적 손해배상, 변호사 비용 등을 요청했다. 

※ 용어 설명

캘리포니아 차별금지법(Fair Employment and Housing Act·FEHA) : 캘리포니아주의 대표적인 고용·주거 차별금지법으로, 직장내 차별, 괴롭힘, 보복을 금지하는 민권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