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주의…"오늘 시원하게 입었네"
여름 앞두고 성희롱 시비
관련 소송문의 크게 늘어
"가능한 한 업무 대화만"
여름 앞두고 성희롱 시비
관련 소송문의 크게 늘어
"가능한 한 업무 대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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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7/05/31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17/05/30 22:54
"치마가 너무 짧은 거 아닌가?"
설령 그렇게 보여도 아예 말을 꺼내지 않는 게 '성희롱' 소송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여름 시즌이 다가오면서 직장 내 '성희롱' 시비가 늘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옷차림 등을 두고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해 수치심을 느낀 여성들이 성희롱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변호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일부 한인 직장 또는 한국 기업 지상사 등에 소속된 여직원들로부터 성희롱 소송 문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자바 시장 등 히스패닉 여직원들의 성희롱 소송 문의도 증가했다는 게 한인 변호사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여름 시즌에는 성범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연방법무부가 17년(1993~2010)간 계절별 범죄 발생 경향을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여름 시즌 성범죄 발생 비율은 겨울에 비해 평균 약 9%가 높다. 여름철 의상과 관련, 성희롱 시비 사례는 다양하다. "옷이 너무 얇다" "향수 냄새 좋은데?" "옷 색상이 야하네" "오늘 예쁘게 보인다" "날씨도 더운데 퇴근 후 시원한 맥주 한잔 하겠느냐" 등의 말 한마디가 성희롱 시비로 이어질 수 있다. 김해원 변호사는 "성희롱은 실제 성적인 행동이나 성관계 요청이라기보다는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는지의 여부가 기준"이라며 "심지어 한국 음주 문화에 익숙한 지상사 상관들이 현지 여직원에게 '술을 따라보라'고 했다가 여직원이 성희롱 소송을 제기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가주공정고용주택국(DFEH), 연방평등고용위원회(EEOC) 등이 규정한 성희롱의 정의는 광범위하다. 성희롱은 접촉 등의 육체적 희롱 외에도 농담 등의 구두 희롱, 성적인 이미지나 그림을 보여주는 시각적 희롱, 상대 신체에 대한 언급, 성차별까지도 포함한다. 또 성희롱은 이성 간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동성은 물론이고 남성이 여성에게서 성희롱을 당할 수도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상대에게 쉽게 던진 말 한마디나 가벼운 신체 접촉이 성희롱 소송으로 불거지면 심각한 법적 분쟁을 야기한다. 변호업계에 따르면 성희롱 소송서 패소할 경우 기업은 손해 배상으로 수십, 수백만 달러를 배상할 수도 있어 금전적 손실이 크다. 상대를 배려하겠다는 생각에 제3자를 통해 의견을 전달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LA지역 한 변호사는 "예를 들어 한 여성 직원이 옷을 너무 야하게 입고 다녀서, 남성 상관이 배려심에 다른 여직원을 시켜 복장에 대한 주의를 줬는데 해당 직원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그것도 성희롱 소송의 빌미가 될 수 있다"며 "한인 정서상 다소 냉정하게 여겨질 수 있겠지만 가능한 업무적인 소통만 하고, 사내 규정상 복장 문제가 심각할 경우 3자를 통해서가 아닌 격식과 예의를 갖춰서 직접 얘기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성희롱 고발이 접수됐을 경우 최대한 적극적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소송을 피할 수 있다. 장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