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관련 소송 지연사태에 합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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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관련 소송 지연사태에 합의 늘었다

 댓글 2020-09-18 (금)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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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형사사건 우선 진행”에 최대 2년까지 밀려

▶ 난감해진 당사자들 “빨리 매듭” 합의·중재 선회

LA 법원의 재판 적체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고용 및 노동법 관련 소송들이 지연되자 조기 합의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로이터]

#LA에서 중소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A씨는 히스패닉 직원이 제기한 소송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경영 상태가 어려워 해고했던 히스패닉 직원들이 차별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10월 예정됐던 배심원 재판마저 2022년 10월로 연기되면서 마음이 쓰여 일에 집중할 수 없다고 A씨는 하소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용 및 노동법 관련 소송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LA 법원이 형사 사건 범죄에 대한 공판을 우선 진행한다는 방침에 고용 및 노동법 소송 공판들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고용 및 노동법 관련 소송의 진행 속도가 지지부진해지자 합의와 중재에 의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원고와 피고측의 이해득실을 따지는 모습도 연출되고 있다.

17일 한인 법조계에 따르면 고용 및 노동법 위반에 따른 민사소송의 재판일정이 최근 들어 최소 1년에서 많게는 2년까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몇 달간 재판이 전면 중단되면서 법원이 다뤄야 할 사건들이 극심하게 적체된 상태다. 재판 적체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주요 형사 범죄 사건들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재판을 진행한다는 게 LA 법원의 입장이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9월 초 LA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은 적체되었던 형사 사건들의 1차 공판을 마친 상태다. 하지만 7,000여개의 형사 범죄 사건에 대한 재판이 기다리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용 및 노동법 위반으로 인해 제기된 소송 케이스들이 모두 뒷전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한 한인 변호사는 “작년 10월 법원에 접수시킨 임금 체불 소송에 대한 재판이 2021년 10월 연기되었고 지난 3월에 시작된 또 다른 임금 체불 소송 재판은 2년 뒤인 2022년 3월로 각각 연기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해결을 보고 싶은 원고와 피고 모두 재판이 지연되면서 난감해 하고 있다.

법원 역시 지연된 민사 소송들을 줄이기 위해 원고와 피고의 합의와 중재를 종용하고 있다는 게 한인 법조계의 말이다.

합의와 중재가 선호되는 이유는 케이스의 해결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합의를 종용할 경우 업주에 비해 소송을 제기한 직원들의 요구 사항이 충분하게 관철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있다.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기까지 상당한 기간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 빠른 보상을 받기 위해 보상 금액을 낮춰 합의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고용 및 노동법 관련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소송 전 합의를 요구하는 사례들이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 오히려 소송 건수가 지난해에 비해 50% 정도 줄었다는 한인 변호사도 있다.

김해원 노동법 변호사는 “노동법 관련 재판이 지연되면서 조기 합의 케이스들이 증가하고 있는 게 지금의 상황”이라며 “원고인 직원의 배상 요구 금액이 합의 과정에서 크게 줄어들어 재판 지연으로 피고인 업주들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