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 인턴을 정규직처럼 ‘줄소송’ |
“임금 지급 안해”주류 의류업체들 피소 |
커피 심부름도 문제… 한인업체 주의해야 |
주류 패션·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중심으로 인턴 고용이 늘면서 이들에게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용주들이 잇달아 송사에 휘말리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어 한인업체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인턴을 고용하는 업체가 갈수록 늘고 있어 이같은 소송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규정 숙지 등이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
최근 들어 캘빈 클라인, 마크 제이콥스, NBC 유니버설, 코치, 오스카 데라 렌타, 시리우스 XM 라디오 등 굴지의 패션·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인턴을 정규직처럼 부린 후 임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했다. 캘빈 클라인의 경우 급여를 전혀 받지 않는 무급 인턴들에게 재고 점검, 데이터 입력, 패션쇼 준비 등의 업무를 지시해 문제가 됐고, 마크 제이콥스는 무급 인턴에게 주 70시간 이상 근무하게 하면서 바느질, 커피 배달, 물품 운송 등의 일을 시켜 피소됐다. 그런가 하면 NBC 유니버설은 자사가 제작한 프로그램에 인턴들을 엑스트라로 동원한 후 임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단소송을 당해 결국 640만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김해원 노동법 전문 변호사는 “한인들이 인턴 급여 관련으로 소송을 당한 업체는 없지만 어떤 경우에 무급 인턴을 활용할 수 있는지 정확히 아는 업주는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갑작스런 노동법 소송으로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관련 규정을 숙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윤세 한인의류협회 회장은 “한인 의류업계에서도 인턴 고용이 증가하고 있는데 거의 모든 케이스는 한국에서 뽑아서 데려오는 유급 인턴들”이라며 “관련 규정을 모르고 인턴을 고용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근무시작 전 고용 계약서를 꼼꼼히 작성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공정노동기준법(Federal Fair Labor Standards Act)에서는 무급 인턴이 인정되는 6가지 기준을 정해 놓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인턴십 경험은 인턴의 이익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인턴이 실제 고용주의 고용환경에서 일을 하더라도 그 고용환경의 프로그램이 교육환경(대학 및 인턴 파견기관 등)에서 제공되는 교육과 유사해야 한다. 또 ▲인턴은 정규직의 업무를 대체할 수 없고 기존 직원의 감독 하에 이뤄져야 하며 ▲고용주는 인턴의 활동으로부터 이익을 취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턴은 인턴십을 마친 후 취업을 보장 받아서는 안 되고 ▲무급 인턴인 경우 인턴십을 시작하기 전 고용주는 이를 확실히 고지하고, 인턴이 이에 합의해야만 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고용주가 무급 인턴에게 서류를 복사하거나 커피를 갖다 달라고 요구하는 등 ‘하찮은’(menial) 일을 시킬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인턴을 고용하기 전 노동법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것”을 조언했다. <구성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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