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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생활] 2세 경영 시대 맞는 한인 비즈니스
김해원 / 변호사
[LA중앙일보] 발행 2020/10/28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20/10/27 18:39
2세 고용주들은 대개 타업종에서 종사하다가 낙하산으로 부모 사업에 합류한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부모와 같이 실무에서 뛰었기 때문에 사업에 대한 이해도 빠르다. 미국 문화에 익숙한 2세들은 감정적인 1세와 달리 경영을 이성적으로 접근한다. 이로 인해 1세대와 여러 면에서 마찰을 빚기도 한다.
한 예로 노동법에 없는 호의를 종업원에게 베풀려는 1세대와 달리 2세 고용주는 “왜 그런 쓸데없는 호의를 베푸느냐”고 반대한다. 직원들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아버지 세대와 달리 자녀 세대는 직원들을 가족이 아닌 ‘팀원’으로 본다. 1세대는 오프라인에 머물러 있지만 자녀 세대는 디지털에 익숙하다.
물론 어느 쪽이 낫다고 할 수는 없다. 1세대의 경험과 인맥에 2세대의 미국식 교육과 경영기법을 접목하면 침체된 한인 경제에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세대간 ‘퓨전’이 필요하다.
다만 이민 1세들이 은퇴할 시기를 맞아 그동안 땀으로 일군 사업을 2세들에게 물려줄 때 고민해야 하는 이슈가 있다. 기존 직원들의 유지와 승계다. 회사조직은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사업 승계의 역사가 오래된 주류사회의 고용법에는 ‘기업 승계 계획(Business Succession Planning)’을 매우 중요시한다. 연령차별법에 대한 판례도 많다. 즉, 회사 주인이 바뀌면서 이전 고용주 밑에서 일하던 나이 많은 중역을 해고할 경우 연령 차별법 위반 여부가 이슈가 된다.
최근 한국에서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 계열 분리 20년 만에 아들(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에게 사업을 승계했다. 정주영-정몽구에 이어 본격적인 3세 경영시대가 열리게 된다. 지난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그는 지난 2년간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어왔다. 기업 승계 계획을 오랫동안 준비해 온 셈이다.
한인사회도 2세 경영시대를 위한 가업 승계 자문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창업주인 1세 고용주 밑에서 창업 공신이라는 이유로 전횡을 휘두르던 수퍼바이저가 2세 고용주가 회사를 계승하면서 마찰을 빚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유는 간단하다. 창업공신은 2세 고용주가 경험이 없다고 무시한다. 2세 고용주는 창업공신이 잘못해온 것을 오랫동안 봐왔기 때문이다.
또한 1세 고용주가 가주 노동법과 고용법을 지키지 않고 운영하던 가업을 2세가 받아 운영하면서 갑자기 법을 철저하게 집행하면서 생기는 노동법, 고용법 문제도 늘어날 전망이다.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사업의 중심에는 항상 사람이 있어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0년이 저물어 가면서 미주 한인사회에 곧 닥쳐올 가업승계의 쓰나미를 앞두고 기업승계와 관련한 철저한 계획 수립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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