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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 Law] 아시아계 줄리 수를 노동부 장관으로?
김해원
변호사
10년도 더 전인 지난 2011년 5월 19일 LA한인타운 용궁에서 당시 신임 캘리포니아주 노동청장이던 줄리 수 현 연방 노동부 차관(이하 줄리 수)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줄리 수 차관은 당시 한인단체의 초청을 받아 한인 업주들과 만나는 노동법 세미나에 참석했다. 그날 행사에서 줄리 수는 중국계 이민자 1세인 자기의 부모도 많은 한인들이 종사하는 세탁소 업주라면서 동질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줄리 수와 한인 업주들과의 동질성은 말에 불과했다.
세리토스에서 자란 줄리 수는 휘트니고교, 스탠포드대 학부, 하버드 로스쿨을 거친 엘리트다. 그녀를 보면 같은 세탁소집 딸인 한국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연상시킨다. 임금절도를 용납 못하는 여전사의 이미지 때문인 것 같다. 줄리 수 차관은 아태계 인권단체에서 변호사로 일하면서 지난 1995년 미국사회를 충격에 빠트린 ‘엘몬티 봉제공장 노동자 착취사건’에서 72명 태국계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해 싸워 유명해졌다.
그녀의 캘리포니아주 노동청장, 주 노동부장관 시절은 한인 고용주들에게 악몽과 같은 빼앗긴 10년이다. 노동청에 변호사들을 영입해서 로펌처럼 변신시켰고, 고용주들에게 그 전에 비해 400~600퍼센트 증가한 벌금을 매기고 수많은 소송을 제기했고 불리한 규정들을 양산시켰다.
그런데, 마티 월시 연방노동부 장관의 지난 17일 공식사임 뒤 연방하원 아태계 코커스와 아태정의진흥협회를 비롯한 아태계 진보단체들이 줄리 수를 장관에 임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역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통해 노동자들을 보호해 온 그녀가 누구보다도 장관직을 잘 수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아태계 단체들은 강조하고 있는데, 과연 아시아계가 노동부 장관에 임명되면 아시아계, 특히 한인 고용주들에게 유리할 지 의문이다.
줄리 수가 장관이 되면 바이든 행정부에서 아시아계로는 첫 장관이 된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그녀가 장관이 되면 아시아계를 효과적으로 대표할 수 있을까? 노동청과 노동부라는 정부기관이 단지 종업원들만을 위한 곳이 아니고 공식적으로는 중간자 입장이지만 지난 10년 동안 주 노동청은 한인 고용주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기관이었다. 그리고 줄리 수가 노동부 차관에 재직하면서 그전에 비해 많은 한인 식당들이 연방 노동부의 감사를 받았다. 과연 인종적 다양성이 왜 한인 사회에 이득이 되는 지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나 고민도 없는 상황이다. 아시아 증오범죄를 막기 위해 아시아계를 장관에 임명해 달라고 주장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지난 2019년부터 2년 동안 주 노동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줄리 수가 그녀의 지휘 하에 있던 EDD의 실업수당 비리에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EDD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500만 명에게 실업수당 지급이 미뤄진 반면 무려 326억달러의 실업수당을 사기꾼들에게 잘못 지불해서 비난을 받았다. 줄리 수 자신도 2021년 1월 기자회견에서 1000억달러의 실업수당 가운데 최소한 10%인 100억달러가 사기로 지급됐다고 인정한 바 있다.
지난 노동부 차관 임명 당시에도 이 이슈 때문에 공화당과 비즈니스 연합단체들은 그녀의 임명을 반대했고 줄리 수는 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뤘다. 이번에는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지가 최근 공식적으로 그녀의 노동부 장관 임명을 반대하고 나섰다.
만일 줄리 수가 노동부 장관에 임명되면 “법률로써 이끌고 형벌로써 다스리면 백성들은 이 그물만 벗어나려 하여 부끄러움을 모른다. 그러나 덕으로써 인도하고 예의로써 다스리면 그들은 부끄러움을 알고 나아가 올바른 사람이 되려 한다”라는 공자의 조언에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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