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THE Biz(더비즈)는 비즈앤로(Biz&Law) 코너를 통해 글로벌 법정 분쟁 이슈를 심도 있는 취재로 독자들에게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생소한 해외 법적 용어와 재판 과정을 알기 쉽게 풀어내 국내 산업계가 마주한 글로벌 법적 리스크를 분석하고, 향후 전망까지 예측하고자 합니다.

한일에코솔루션 연혁. 사진=한일에코솔루션 홈페이지

[THE Biz(더비즈)=천성윤 기자] 한일화학의 미국법인인 한일에코솔루션이 전직 직원으로부터 장시간 노동과 임금 체불, 위험한 작업환경 조성 등으로 피소됐다. 원고는 이를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하자 돌아온 것은 해고 통보였다며, 노동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조처였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오렌지카운티 상급법원에 따르면 전직 직원 올라프 가르시아(Olaf Garcia)는 한일에코솔루션(Hanil Eco Solutions, Inc.)과 관리자 헤밀 조(Hemil Cho)를 상대로 부당해고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내부고발자 보복, 위험 작업장 운영, 최저임금 및 초과근로수당 미지급, 휴게·식사시간 위반, 부정확한 급여명세서 발급, 퇴직 시 임금 미지급, 부당해고 등 총 11개 청구 원인을 적시했다.

원고는 2023년 11월부터 한일에코솔루션에서 생산관리자로 입사했다. 하지만 약속된 업무와는 달리 실제 업무는 관리직보다는 현장직 성격이 강했다고 밝혔다. 창고에서 팔레트를 쌓고, 물품을 하역하고, 재고 라벨링을 하는 등 미국 노동법상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비면제(non-exempt) 업무를 주로 수행했다. 하지만 회사가 자신을 면제(exempt) 직원으로 잘못 분류해 법정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 소송을 골자다. 

소송장 1면. 사진=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상급법원

소장에 따르면 원고는 재직 기간 동안 주당 최소 60시간 이상 일했다. 하루 8시간, 주 40시간을 초과한 근무에 대해 통상임금의 1.5배 또는 2배를 지급해야 하지만, 회사로부터 이를 받지 못했다. 또한 급여명세서에는 실제 근무시간보다 적은 시간이 기재됐고, 퇴직 시 미지급 임금도 정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휴게권 침해도 있었다고 적었다. 회사가 과도한 업무량을 부과해 주당 여러 차례 식사 시간과 휴식 시간을 보장하지 않았고, 상사에게 항의하자 “나도 못 쉬는데 왜 너만 쉬냐”는 취지의 반응을 들었다. 

산업안전과 관련한 문제 제기도 소장에 담겼다. 원고는 작업장 내 보호장비가 부족했고, 전기충격 위험이 있는 배선, 물에 잠긴 전원선, 노출된 못, 안전가드가 없는 기계 부품 등이 방치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무면허 직원들이 회사 차량을 운전하는 일이 있었으며, 실제 사고도 발생했다고 적시했다. 

원고는 이러한 위험 요소를 회사 내부에 반복적으로 보고했으며, 시정을 위해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에도 신고했다. 그럼에도 회사가 별다른 시정 조치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해 9월 원고는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는 신고에 대한 보복 성격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심지어 해고 이후에도 갈등은 이어졌다. 원고가 인사기록 제공을 요청하고 소송 움직임을 보이자, 회사 측은 다소 위축될 수 있는 의미의 메시지를 보내 소송 제기를 막으려 했다고 밝혔다. 

가르시아는 법원에 ▲60만달러(약 8억8600만원) 이상의 손해배상 ▲징벌적 손해배상 ▲정신적 피해보상 ▲변호사 비용 보상 ▲그외 법정 벌금 등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위법행위를 시정했다는 공지문 게시, 관리자 대상 교육 실시, 관련 책임자 징계 등 비금전적 구제조치도 요청했다. 

그는 “캘리포니아 노동법은 미국 내에서도 가장 엄격한 수준, 일정 근로시간을 넘기면 초과근무수당을 반드시 지급해야 하고, 근무 도중 식사시간과 휴게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며 “이를 위반할 경우 체불임금뿐 아니라 추가 벌금과 지연손해금까지 부과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