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동료가 집단 성폭행"
[LA중앙일보] 발행 2019/05/06 미주판 1면 기사입력 2019/05/05 19:38
"가주 출장 동행한 한인 디렉터
마약 복용한 뒤 친구들과 범행"
부사장에게서 '2차 피해' 주장
유명 피트니스의 여성 매니저가 출장 도중 한인 직장 동료를 포함, 남성들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피트니스측은 "당시 사건에 연루된 직원은 해고시켰다"며 "근거 없는 주장이며 법적으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혀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소송은 캐이시 윌라드(변호인 존 셔먼)가 뉴햄프셔주 플래닛 피트니스(Planet Fitness) 본사를 상대로 제기했다. 한인 회원도 다수 가입된 이 피트니스는 현재 미국 내 지점 수 1742개에 회원 수 1250만 명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이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중인 피트니스"라고 평가할 정도로 급성장중이다.
사건은 지난 2017년 9월 발생했다. 소장에 따르면 플래닛피트니스 본사에서 프랜차이즈 개발 담당 매니저로 근무해온 윌라드는 피트니스 지점 공사 현장을 돌아보기 위해 건축 담당 디렉터인 한인 최모씨와 함께 가주 지역으로 출장을 떠났다. 최씨는 피트니스 근무 전 캘스테이트노스리지, 토런스 지역 ITT기술학교 등을 졸업한 가주 출신으로 알려졌다.
윌라드는 소장에서 "출장 기간 마약을 복용한 최씨와 그의 친구들로부터 집단 강간을 당했고 이후 성폭력 피해 사실을 회사는 물론이고 경찰에도 신고했다"며 "피해 직후 회사에 조사를 받으면서 수치심 때문에 피해 사실을 다른 동료가 아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알렸는데 회사 사람 대부분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윌라드는 "회사는 나를 보호하는 척하면서 오히려 내가 회사를 그만두게끔 환경을 조성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윌라드는 사건 발생 3개월 후인 부동산개발 부문 조슈아 베이어 부사장으로부터 '2차 피해'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윌라드는 "유부남인 그는 출장갈 때 나를 함께 데리고 가서 '승진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며 갑자기 키스를 시도했다"며 "이후 문자 메시지로 노골적인 성적 내용까지 보내다가 회사에서 자체 이메일 등을 검사하기 시작하자 '해당 내용을 모두 지우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회사측은 2차 피해와 관련, 재조사를 펼친다. 이 과정에서 윌라드는 "부사장도 조사를 받았지만 회사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후 나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던 최씨의 친구가 새롭게 고용된 사실도 알게 됐다"며 "회사가 나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에 두려움이 밀려들었다"고 전했다.
윌라드는 지난해 4월 사표를 제출했다.
윌라드는 소장에서 "피트니스의 근무 환경은 '방탕(debaucherous) 그 자체"라며 "남성 직원들은 아침부터 술을 권유하고 그것을 거부하면 '팀워크'를 해치는 행위로 여겨 사내 이벤트 등에 제외하고 험담 등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윌라드는 ▶적대적 환경에 의한 성희롱 ▶보복 및 차별 ▶추정적 해고(근로자가 직장을 떠날 수 밖에 없도록 환경을 조성한 것) 등을 명목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고용법 김해원 변호사는 “일단 사내 성희롱이나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면 고용주는 가해자, 피해자, 증인 등을 철저히 인터뷰해서 모든 걸 문서로 남겨놔야 한다”며 “가해 심증이 간다 해도 충분한 조사 없이 가해 직원을 해고부터 시키면 또 다른 법적 분쟁을 야기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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