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최저 시급’ 암초 만난 BBQ… “적용 대상 아냐” 가맹점에 공문 - 조선비즈 (chosun.com)
美서 ‘최저 시급’ 암초 만난 BBQ… “적용 대상 아냐” 가맹점에 공문
캘리포니아, 지난해만 BBQ 매장 20개 연 美 최대 시장
캘리포니아주, 이달부터 패스트푸드점 최저시급 25% 인상한 20달러
BBQ “패스트푸드 매장은 60개 안돼… 다이닝 서비스 제공 중”
전문가 “매장 형태와 무관하게 단일 브랜드 점포 수 기준… 법 적용 받을 것”
치킨 프랜차이즈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 그룹이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 중인 가운데 ‘최저 시급’ 문제에 부딪히게 됐다. 캘리포니아주가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시급을 25%가량 인상하는 법을 시행하면서다.
BBQ 측은 가맹점주들에게 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지만, 전문가들은 최저 시급으로 인해 법적 분쟁이 일어나면 가맹점주가 책임을 물 수 있어 경영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BBQ 미국 법인(BBDOTQ USA)은 최근 미국 내 가맹점주들에게 “지난해부터 수 차례 회의와 노동법 전문 변호사에 법적 자문을 받은 결과 BBQ는 최저 시급 인상 법안과 관련이 없음을 확인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번 공문은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이달부터 지역 내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의 최저 시급을 인상하는 주법을 시행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주법은 AB1228로 전국적으로 60개 이상 점포를 지닌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의 최저 시급을 기존 16달러에서 25% 인상한 20달러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AB1228은 패스트푸드 협의회(Fast Food Council)을 설립해 향후 10년 동안 인플레이션율에 따라 최대 3.5%까지 매년 최저 임금을 인상할 수 있도록 했다.
BBQ가 최저 시급 인상 법안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본 이유는 두 가지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의 정의는 ‘고객이 음식 주문과 동시에 값을 지불하고 신속하게 음식을 가져가 빠르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음업소’인데, BBQ는 이와 달리 ‘다이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한 가지 이유는 점포 수다. 해당 법안은 미국 내 60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어야 적용을 받는데, BBQ의 경우 그러한 형태의 매장을 60개 미만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BBQ는 현재 미국 내에서 200여개의 점포를 운영 중인데, 3가지 형태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포장과 배달에 특화된 BBQ 치킨 에센셜, 매장 내 식사 및 포장 주문 모두 가능하도록 만든 BBQ 치킨 카페, 매장 서비스를 특화한 BBQ 치킨&맥주 등이다.
이 가운데 BBQ 에센셜 매장은 최저 시급 인상 법안 대상이 되는 형태로 매장이 운영되고 있으나, 해당 매장은 60여개가 넘지 않는다는 것이 BBQ 측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BBQ가 해당 법안의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본사 측은 포장과 배달 전용 매장이 60개가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BBQ 브랜드 전체 매장 수가 법 적용 대상 기준을 초과하는 데다 점포의 포장·배달의 매출 비중이 과반일 경우 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해원 노동법 전문 변호사는 “AB1228은 단일 브랜드라면 매장 형태와 관계 없이 총 점포 수를 기준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BBQ 측의 공문과는 별개로 분쟁이 발생할 경우 가맹점주들이 법적 책임을 물게 되기 때문에 최저 시급 인상에 따른 부담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캘리포니아는 BBQ가 5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 내 최대 시장이다. 미국 연방 센서스국이 202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계 미국인을 포함한 재미동포 192만명 가운데 약 29%(56만명)이 살고 있다. 지난해에만 20여개의 매장을 개점한 만큼 성장 속도도 빠르다. 급격한 임금 인상으로 가맹점주의 비용 부담이 증가하게 되면 이러한 확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셈이다.
BBQ 측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해 해결 방안 마련에 나섰다. BBQ 관계자는 “현재는 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있지만, 법 적용을 받게 될 시점을 대비해 인건비 절감을 위한 레시피나 조리 코스 등을 개발할 예정”이라면서 “이 밖에도 키오스크 등 무인화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맥도날드·치폴레 등 미국 프랜차이즈들은 가격 인상으로 시급 인상에 대응하고 있다. 치폴레는 캘리포니아주 매장의 메뉴 가격을 5~9% 인상했고, 맥도날드 등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올해 인건비 상승을 반영해 점포 메뉴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미국 맥도날드 점주 협회는 올해 추가 인건비 상승 폭이 점포당 연간 25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은 BBQ가 해외 사업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시장이다. BBQ 미국 법인의 지난해 매출액은 767억원으로 전년 대비 38.4%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94.9% 감소했으나 약 2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BBQ 중국법인(상해비비객찬음관리유한공사)은 7억원의 매출액과 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베트남 법인(BBQ VIETNAM)은 22억원의 매출액과 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