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업주들 노린 사기단 심판 받는다
[LA중앙일보] 발행 2018/06/02 미주판 2면 기사입력 2018/06/01 19:30
장열 기자의 법정 스트레이트
기소 1년여만에 재판 시작
4년간 3억달러 보험액 청구
고용주들 억울함 규명 관심
최근 오렌지카운티 형사지법에 변호사들이 줄줄이 형사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오렌지카운티검찰은 종업원상해보험 사기 혐의를 적용, 변호사 10명과 브로커 6명을 무더기로 기소했다. 이와 관련한 예비 심문(preliminary hearing)이 1년여 만에 열렸다.
검찰이 제기한 혐의는 심각하다. 기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1~2014년 사이 3만3000여 명의 환자를 변호하면서 보험회사를 상대로 3억 달러가 넘는 보험금을 청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기소된 변호사 중에 한인은 없다. 그러나 한인 로펌들에 따르면 기소된 변호사들이 종업원상해보험 소송을 제기한 대상은 주로 한인 업주들이다. 소송을 당해 이미 상해 보험금을 지급한 업주들도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한인 업주들이 재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보험 소송과 관련, 기소된 변호사들과 상대 측으로 상해보험국에서 만난 한인 변호사들은 많다.
김윤상 변호사는 "얼마 전 검찰이 기소한 변호사 명단을 봤더니 10명 중 8명이 내가 맡았던 사건의 상대방 측 변호사였다"며 "그들의 유무죄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지만 이번 기회에 상해보험 남용이 줄어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해원 변호사는 "기소된 이들 중 9명은 내가 맡고 있던 한인 고용주 케이스의 원고 측 변호사들인데 한인 업주들을 상대로 클레임을 제기했었다"며 "상해보험사와 검찰이 협력해서 법의 맹점을 이용하는 변호사와 주변 인물들을 기소했다는 점에서 아마도 억울해 했던 수많은 한인 고용주들이 이번 기소건에 주목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기소된 변호사들과 브로커들이 매우 조직적으로 결탁했다는 점을 수사했다. 우선 카를로스 아르게요(36·터스틴) 에드가 곤잘레스(51·애너하임)는 지난 2005년 '센트로 리걸 인터네셔널'이라는 회사를 설립한 뒤 일명 '캐퍼(capper)'로 활동했다.
캐퍼는 변호업계에서 소송이 될만한 사건을 물어오는 전문 브로커를 일컫는 용어다. 이들이 변호사들과 계약을 맺고 상해보험 신청자를 찾아 알선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가로 수령한 보험금의 9~20%를 변호사로부터 받았다는 게 요지다.
캐퍼들은 주로 히스패닉 종업원을 상대로 차량, 시장, 국경 부근 등에서 명함과 광고 전단을 뿌리며 상해보험 신청자를 모집했다.
이번 사건을 맡고 있는 누얼 하산 검사는 "변호사가 법률 서비스에 대해 광고는 할 수 있지만 캐퍼 등을 통해 소송 신청자를 알선 받는 것은 불법"이라며 "현재 기소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수사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이번 사례는 매우 조직적으로 범죄를 음모한 것"이라고 전했다.
심지어 이들은 신청자가 변호인을 만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서류 신청을 대리하고 서명까지 받는 등 불법 행위를 감행하며 마구잡이로 보험금을 청구했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다.
만약 유죄가 인정되면 캐퍼들은 20~29년형, 변호사들은 죄질에 따라 7~26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한편, 이번에 기소된 상해보험 변호사들은 LA, 오렌지카운티 등에서 활동하는 존 우즈, 페이먼 자가리, 존 잰슨, 파리 르자이, 리오넬 기르온, 데니스 푸지, 호르헤 레이예스, 로니 바숨, 로버트 슬래이터, 로빈 제이콥스 등 총 1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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