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5 시행 첫날부터 ‘삐걱’…업주들 추이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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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5 시행 첫날부터 ‘삐걱’…업주들 추이 촉각

 댓글 2020-01-03 (금)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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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럭업계에 한시적 효력 중지’ 법원 명령에 여행·청소업계 등 정직원 전환작업 일단 미뤄

▶ 전문가 “변수 있지만 시행중단 속단은 금물”

가주 고용법 AB5의 시행 첫날부터 연방법원의 한시적 효력 정지 명령에 직면하면서 법 시행에 제동이 걸리자 LA 한인 여행업계와 청소업계는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직원 전환 작업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계약자의 구분으로 엄격하게 제한하는 일명 ‘우버·리프트법’으로 불리는 ‘AB5’법안이 시행 첫날부터 연방법원으로부터 일시 효력 정지 명령을 받으며 반발에 부딪힌 가운데 한인 여행업계와 청소업계를 중심으로 AB5 적용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일부 업체들은 정직원 전환 작업을 중단하고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독립계약자 구분을 어렵게 해 최저임금, 실업보험 등 직원들의 법적 보호를 확대하기 위해 제정된 AB5가 시행 첫날부터 삐걱대고 있다.

샌디에고 연방지방법원은 지난달 31일 가주트럭운송협회(California Trucking Association)가 지난해 11월 제기했던 AB5의 효력 중지 소송을 받아들여 한시적 효력 정지 명령을 내렸다.

연방법원 판단의 근거는 크게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제정한 AB5가 연방법을 어겼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독립계약자에서 정직원으로 전환에 따라 트럭 기사들의 실질 임금이 줄어드는 등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예상돼 공익에 반한다는 것이다.

차량공유업체 우버와 전미신문기자협회, 전국사진기자협회도 AB5가 적용되기 전인 지난해 12월 AB5에 대한 위헌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가장 강력한 노동법으로 평가받았던 AB5의 적용이 이해관련 업계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되자 한인 여행업계와 청소업계는 법 적용을 미뤄 두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일 한인 여행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한인 여행업체들이 AB5 적용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한인 여행업체들이 여행 가이드를 직원(employee)이 아닌 ‘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라고 분류해 개별사업자로 대우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고용 현실이다.

이들 독립계약자 가이드들이 직원으로 전환되면 당장 비용 상승 문제가 발생한다. 독립계약자였던 가이드를 직원으로 전환하면, 임금명세서 발행, 오버타임지급, 워컴, 실업보험 등 각종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업계가 예상하는 비용 상승 폭은 최대 30%에 달한다.

한인 여행업계가 AB5의 법 적용을 미루는 큰 이유다.

한 한인 여행업체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AB5 적용을 검토해 가이드를 정직원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변수가 발생했다”며 “주류 업체들의 소송이 이어지면 AB5의 법 집행에 사실상 어려워지지 않겠냐”라고 반문하면 사태 추이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한인 청소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소규모의 업체들이 대부분인 청소업계로서는 정직원 전환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게 현실이다.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보니 실질적으로 손을 놓고 있는 실정에서 AB5 법안의 일시 효력 정지 소식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셈이다.

하지만 AB5 법안의 일시 효력 정지는 트럭 업계에 국한된 문제이기 때문에 여행업계와 청소업계에 AB5는 여전히 법적 효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경고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김해원 노동법 변호사는 “AB5에 반대하는 이익단체들의 소송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이 법안의 영향을 받는 업종들은 추세를 계속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며 “그렇다고 AB5 법안 적용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남상욱 기자>